조던 필 | 어스(2019)

[겟아웃]으로 세상을 놀래킨 감독 조던 필(Jordan Peele)의 신작 [어스(Us)]는 국내 개봉 당시 극장에서 본 영화다. 아내와 함께 [겟아웃]을 보았을 때 꽤 신선하고 기분 좋은 충격을 받았기 때문에 조던 필의 신작을 손꼽아 기다리던 터였다. [어스]는 그의 담대한 시선이 조금 더 넓은 세상으로 나아갔을 때 벌어지는 사건을 다룬다. 전작이 서스펜스의 형식을 띠고 있다면 [어스]는 조금 더 기존 공포영화의 틀에 가까운 외형을 띠고 있다. 관객 심리를 들었다 놨다 하는 장르적 특성을 십분 발휘하여 서사를 본인이 원하는 지점까지 무리 없이 끌고 간 후, 영화가 품고 있는 가장 큰 반전을 영화의 주제의식과 한 몸처럼 꽉 끼워맞추는 재주는 이번 영화에서도 여전히 유효하다. 이 점이 영화의 가장 큰 미덕이라고 할 수 있다. 영화의 제목 [어스(Us)]는 주인공 가족, 그리고 그 가족과 대립하는 또다른 가족을 구분 짓는 대명사로 쓰이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미국(The United States)을 상징하는 약어(US)로도 읽힌다는 점에서 감독이 영화에서 제기하고 싶어했을 미국사회의 양면성, 즉 계급 갈등과 인종 갈등 문제에 대해 머뭇거리는 태도 등을 직접적으로 겨냥하고 있다고 해석해도 큰 무리는 없을 것 같다. 영화는 비록 끔찍한 비극으로 마무리되지만, 조던 필 특유의 낄낄거리게 만드는 유머는 이번에도 여전히 빛을 발한다. 미국사회에 대한 이해도가 높을수록 그의 디테일한 비유와 풍자가 영화 곳곳에 스며들어 있음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영화를 보는 내내 요즘 사회에 꼭 필요한 감독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트럼프로 대변되는 미국 주류 백인사회에 대항하는 공격수로 이만한 예술가가 또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는 극장 밖을 나선 후에도 꽤 오랜 기간 곱씹어볼만한 이슈를 제시한다. 영화라는 장르를 이용하여 사회적인 목소리를 내는 방법을 고민할 때 가장 먼저 참고해야 할 레퍼런스다. 주인공 역을 맡은 루피타 은용고(Lupita Nyong’o)의 참담한 표정과 목소리가 아직도 생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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