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승택 | 저는 암병동 특파원입니다

[저는 암병동 특파원입니다]는 기자생활을 오래 한 지은이가 암투병생활을 하면서 페이스북에 연재한 글을 모은 에세이집이다. [숨결이 바람 될 때]와 같은 전문성이나 숭고함은 발견할 수 없지만, 기자 특유의 조사근성에 기반한 디테일한 묘사가 글 곳곳에서 묻어나온다. 이 책에 대한 감상은 이게 끝이다. 페이스북에 올라온 잘 정돈된 글을 읽을 때의 감흥이 이 책에서 얻을 수 있는 최대한의 가치다. 다만 이 책을 통해 독자가 개인의 삶에 투영할 수 있는 부분은 별도로 존재할 수 있다. 나의 경우, 이 책을 택한 이유는 크게 두가지였다. ‘죽음에 대한 취재’에 대한 관심이 첫번째 이유이고, 잘 알려져 있지 않은 개인에 대한 역사(史)를 최대한 많이 읽고 싶다는 욕망이 두번째였다. 내가 늙어감에 따라 가장 빠른 속도로 떠오른 걱정거리는 나의 죽음이 아닌, 내 부모의 죽음이었다. 내가 죽는 것보다 내 부모가 죽었을 때의 상황이 두렵다. 준비가 전혀 되어 있지 않고, 어디까지 마음이 무너져 내릴지 감도 잡히지 않는다. 그래서 죽음과 가깝게 다가간 사람의 에세이에서 최대한 많은 힌트를 찾으려고 한다. 트위터를 하던 당시, 어떤 계정의 주인이(젊은 사람이었다) 암으로 사망하는 일이 있었다. 그 분의 언니가 대신 트위터에 짤막하게 “사망하였습니다”라는 인사를 남겼고, 그 계정은 한동안 계속 살아 있었다. 그 당시 느낌이 참 기묘하고 서늘했다. 한 개인의 삶과 죽음을 세밀하게 다룬 글에서만 찾을 수 있는 찐함과 서늘함이 있다. 공인의 역사는 사회의 역사로 편입되는 경향이 강한 반면, 잘 알려져 있지 않은 개인의 역사는 여전히 낮은 기저에 머무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우리나라에서 조금 더 많은 개인 역사서가 나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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