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 언크리치 | 코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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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과 함께]와 [코코]가 한국에서 비슷한 시기에 개봉한 것을 보면 세상에는 재미있는 우연이 참 많이 일어나는 것 같다. 두 영화는 비슷한 주제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지만 완성도부터 결론에 이르는 방식까지 많은 부분에서 ‘수준’ 차이를 보인다. [신과 함께]가 주호민 원작의 미덕 – 주인공 김자홍의 ‘평범함’과 그를 지켜주는 변호사 진기한의 ‘특별함’이 만들어내는 앙상블 – 을 완전히 거세한 채 물리적인 눈물만을 강요한 결과 소름끼치는 졸작이 되어버린 것에 반해, 사후세계에서의 모험을 통해 현실세계를 반추한다는 서사구조를 [신과 함께]와 공유하는 [코코]는 천만 관객을 동원했다는 이 한국영화를 조롱이라도 하듯 가볍고 유쾌한 방식으로 죽음을 ‘축복’하고 있다. [신과 함께]가 관객에게 억지 눈물을 강요하기 위해 동원해야 했던 스토리라인이 무려 가난때문에 부모를 죽여야 한다는 패륜(!)임에 반해, [코코]는 축제를 통해 저승세계로 들어가 “기억해줘!”라는 단순명쾌한 진리를 받아들고 가벼운 발걸음으로 현실세계로 돌아온다. [신과 함께]가 묘사하는 저승은 오로지 처벌과 환생만이 존재하는, 끊임없이 피해다니고 싶은 어두운 공간이다. 이런 환경에서 아무리 눈물로 회개하고 서로를 용서해봤자 사랑의 의미를 깨달을 수 있을까? 하늘 위로 솟구치는 군용트럭을 보며 제발 영화가 빨리 끝나기만을 바랄 뿐이다. 하지만 우리 관객들은 [코코]의 저승에서 쉽게 빠져나오고 싶지 않다. 단지 화려한 잔칫상이 가득 차려져 있기 때문만은 아니다. 그 곳이 사람과 사람 사이에 흐르는 온기를 확인할 수 있는 공간이고, 나를 기억해주는 사람이 있다면 죽더라도 행복할 수 있다는 희망이 있는 공간이며, 혼자 죽더라도 사랑하는 가족, 친구와 함께 ‘삶’을 지속할 수 있는 공간이기 때문이다. 이런 황홀경 안에서라면 기꺼이 사랑의 마음을 키워나갈 수 있을 것 같다. [신과 함께]는 애니메이션에 준하는 판타지적 요소를 차용하여 상상과 허구의 세상으로 떠나도 좋다는 면죄부를 부여받았지만, 결국 스스로를 강박관념 속에 가두어버리며 영화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실패로 끝나게 되었다. [코코]는 상상력을 마음껏 펼치며 그 어떤 영화보다 독창적인 사후세계를 만들어냈고, 죽음만이 가득할 것 같았던 그 안에서 새로운 생명력을 스스로 획득하였다. 클래스 차이가 너무 나서 감히 비교의 글이라고 할 수도 없겠다. [코코]는 단지 저승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제시한 것 뿐 아니라 디즈니의 앞으로의 먹거리에 대한 새로운 비전까지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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