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panese Breakfast: Soft Sounds from Another Planet

jap break

재패니즈 브렉퍼스트(Japanese Breakfast)의 두번째 정규음반 [Soft Sounds from Another Planet]의 표지


재패니즈 브렉퍼스트(Japanese Breakfast)는 개인적으로 특별한 감정으로 다가오는 프로젝트다. 음반을 구입하기 전 메타크리틱 등 다양한 리뷰 사이트를 훑어보는 편이지만, 역시 좋은 음반을 발견하는 최고의 방법은 음악을 좋아하는 친구로부터의 추천이라고 생각한다. 음악 자체를 깊게 사랑하는 사람이 좋게 들었다고 타인에게 권하는 음반은 그 사람이 가진 특유한(idiosyncratic) 음악적 취향을 떠나 보편적이고 본질적인 매력을 함유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유명한 평론가가 화려한 언변으로 채색한 음반 리뷰보다 친한 음악친구가 “존나 좋아”라고 추천하는 음반을 선택하면 실패할 확률이 거의 없는 셈이다.

재패니즈 브렉퍼스트는 이 블로그를 통해 알게 된 후 현재 서로의 집에 못을 박아주거나 페인트칠을 해주는 사이로까지 발전한 지기형의 추천으로 알게 되었다. 필라델피아에서 이모 밴드 리틀 빅 리그(Little Big League)로 활동하던 미셸 자우너(Michelle Zauner)가 어머니의 투병소식을 듣고 고향 오레곤으로 돌아온 후 방구석에서 시작한 이 솔로 프로젝트의 데뷔 음반 [Psychopomp]가  비평적으로나 상업적으로  유의미한 성취를 이뤘기 때문에 아마도 지기형이 언급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어떤 방법을 통해서든 알게 되었을 확률이 높긴 하지만 그런 가정은 별로 중요하지 않고 생각할 필요도 없다. 아무튼, 나를 포함해 형과 함께 음악 이야기를 나누는 친구 거의 모두가 이 프로젝트의 아주 초창기 시절부터 열렬한 팬이 되었는데, 당시에는 이 음반이 아이튠즈나 아마존에서도 유통이 되지 않았기 때문에 밴드캠프를 통해 직접구매를 하는 방식으로 음반을 구매했다. 지기형은 음반과 함께 미셸 자우너가 직접(!) 쓴, 음반을 구매해주어서 고맙다는 친필 쪽지를 받았는데, 그 모습을 보고 흥분한 내가 같은 방식으로 구매를 시도였지만 불행히도 나는 자우너가 아닌 그냥 업체 직원이 무미건조하게 쓴 쪽지만을 받았을 뿐이라는 슬픈 에피소드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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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프로젝트의 데뷔 음반 [Psychopomp]의 표지에 있는 여자 중 한명은 암으로 세상을 떠난 미셸 자우너의 어머니다. 음반 제목은 ‘저승사자’라는 의미. 


데뷔 음반 [Psychopomp]는 미셸 자우너가 필라델피아에서의 인디 밴드 활동을 잠시 중단하고 오레곤으로 돌아와 암투병생활을 하는 어머니를 간호하며 만든 음반이다. 홈레코딩 방식의 솔로 프로젝트라고 폄하할 수 없는 꽤나 단단한 완성도를 자랑하는데, 인디 감성이 물씬 풍기는 슈게이징 사운드가 댄서블한 리듬과 잘 어울리며 풍성한 사운드를 차곡차곡 쌓아올리고 있다. 나는 음반의 첫 곡 “In Heaven”을 특히 좋아한다. 여러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자우너는 음반에 실린 가사가 어머니의 죽음과 직접적인 연관성을 갖지는 않는다고 이야기했지만, 어머니의 투병과 자우너의 간호 생활이 음반 작업 과정에서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음을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다. “In Heaven”은 재패니즈 브렉퍼스트의 방식으로 풀어낸 삶과 죽음에 대한 관조로 해석할 수 있는 셈이다. 이 외에도 음반의 첫 절반, 즉 LP로 치면 A면에 실린 노래들이 특히 좋다. 뒤로 갈수록 호흡이 떨어지는 경향이 느껴지긴 하지만, 이정도면 충분히 좋은 음악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는 노래들이 잔뜩 실려있다.

두번째 음반 [Soft Sounds from Another Planet]에는 데뷔 음반에서 한걸음 더 나아간, 조금 더 편해진 미셸 자우너가 펼쳐놓는 드림팝 세계가 가지런히 펼쳐져 있다. 사운드는 조금 더 단단해졌고 음반의 전체적인 완성도도 훨씬 균일해졌다. “In heaven”처럼 한 귀에 쏙 박히는 노래는 없지만 다양성 측면에서 이리저리 고심한 흔적이 많이 느껴져서 지루함은 줄어들었다. 디스코나 펑키한 리듬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되 1집에서 들려주었던 소박한 팝의 느낌은 잃지 않았다는 사실도 마음에 든다. 1집이 개인적인 이야기를 내밀하게 전달하는 방식이었다면 2집은 훨씬 더 커진 음악적 공간감 안에서도 여전히 개인적인 이야기를 무리없이 풀어낼 수 있다는 자우너의 자신감이 느껴지는 음반이다. 퍼지한 기타사운드와 80년대 신스팝으로부터 물려받은 정서적 유산에 더해 재패니스 브렉퍼스트의 음악을 특유하게 만드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바로 미셸 자우너의 보컬이다. 키치적인 B급 감성을 품격있게 전달할 수 있는 특유의 음색과 표현력이 사랑스럽다. 그런 자우너의 보컬을 서울에서 실제로 접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12월 14일, 재패니즈 브렉퍼스트가 내한공연을 갖는다. 이제 서울에서 이런 공연도 볼 수 있다.

2 thoughts on “Japanese Breakfast: Soft Sounds from Another Planet

    • 민형씨~ 안녕하세요. 잘 지내시죠? ^^ 저는 건강하고 무탈하게 잘 살고 있습니다. 추석 때 맛있는 음식 많이 드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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