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드가 라이트: 베이비 드라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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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movie)를 팝콘과 콜라를 가장 현명하게 소비하는 두시간짜리 처방전이라고 정의한다면 [베이비 드라이버]는 그 소명을 다하고 있는 좋은 상품이다. 나를 포함한 많은 이들이 열광했을 오프닝 카체이싱 시퀀스를 비롯해 영화는 심심할 틈을 주지 않고 다양한 즐거움을 제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단순히 더 자극적이고 더 강렬한 것을 끊임없이 공급하는 것은 결코 즐거운 경험이 될 수 없음을 [트랜스포머]를 비롯한 수많은 헐리우드 영화에서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는데, [베이비 드라이버]는 ‘팝콘 무비’가 가져야 하는 첫번째 미덕이 원초적인 리듬과 에너지에 있음을 교과서적으로 잘 보여주고 있다. 박찬욱이 이 영화를 두고 “앞으로 연구되어야 하는 작품”이라고 표현했다면 (그의 병적인 미장센 집착은 신경쓰지 않는다고 가정한다면) 아마도 사람들은 근원적인 에너지와 리듬을 만들어내는 영화의 원초적 힘에 대해 탐구하게 될 것이다. 비록 캐릭터는 일차원적이고 서사는 진부하지만, [안녕, 헤이즐]로부터 착실하게 성장해온 안셀 엘고트가 무리없이 주인공역을 소화해내는 가운데 케빈 스페이시, 제이미 폭스, 존 햄 등 베테랑 배우들이 주변을 두텁게 떠받들어 빈틈을 메워준다. 그리고 우리가 이런 영화를 선택할 때 완벽한 서사구조와 다층적인 캐릭터를 간절하게 원하는 것도 아니고 말이다. 자동차와 함께 영화를 구성하는 두가지 핵심요소 중 하나인 음악은 더할나위 없이 적절하게 선곡되어 있다. 사실상의 음악영화라고 해도 무방한 이 영화에는 많은 뮤지션들이 직접 출연하고 있기도 한데, 꽤 비중있는 대사를 부여받은 레드 핫 칠리 페퍼스의 플리를 비롯해 주인공 베이비의 어머니로 회상씬에 등장하는 스카이 페레이라(본인 노래까지 부르며 깨알 홍보도 한다), 오프닝 시퀀스의 배경음악을 제공한 존 스펜서 익스플로전의 그 존 스펜서, 그리고 런 더 주얼스(Run the Jewels)의 킬러 마이크까지, 다양한 장르와 세대의 많은 뮤지션들이 B급 정서를 강하게 자극하는 이 오락영화를 위해 기꺼이 출연을 허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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