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카모토 카즈야: 그녀와 그녀의 고양이

그녀와 그녀의 고양이
이 짧은 애니메이션은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2000년에 발표한 커리어 첫 작품을 리메이크한 것이다. 원작은 리메이크작에 비해 훨씬 짧은데, 그 짧은 러닝타임에도 마코토 특유의 서정성을 충분히 느낄 수 있다. 고양이가 주인공인 애니메이션이지만 고양이에 대한 묘사는 극히 단순한 것이 특징이다. 리메이크작은 원작이 가진 서정성을 대부분 포기하고 고양이에서 인간으로 초점을 바꿨다. 덕분에 지극히 평범한 작품이 되어버리고 말았다. 고양이의 시선에서 인간의 시선으로 바뀌어서인지 고양이가 훨씬 자세하고 예쁘게 묘사되어 있는데, 이 것이 리메이크작이 가진 거의 유일한 미덕이다. 하지만 고양이의 독백 대사 중 마음을 울리는 구절이 있어서 이 영화가 계속 마음에 남아 있다. 작품 속 고양이는 나이를 먹은 자신의 몸이 예전같지 않음을 느끼고 ‘그녀’와 함께 했던 시간을 회상한다. 그리고 고양이에게 마지막이 다가올 때 쯤, 고양이는 말한다.

“나는 행복했어.”

대부분의 인간은 동물 한마리와 평생을 함께하지 않지만, 대부분의 반려동물은 단 한 명, 혹은 단 하나의 가족과 평생을 함께 한다. 우리는 그들의 평생의 삶을 책임질 준비가 되어 있을 때에만 가족의 일원으로 맞이해야 한다. [그녀와 그녀의 고양이] 속 주인공 고양이는 유기된 채 ‘그녀’에 게 발견되어 ‘그녀’와 평생을 함께 한다. 하루종일 ‘그녀’를 기다리다 지쳐 돌아온 그녀를 따뜻한 체온으로 위로해주는 것이 그의 주된 일상이었다. ‘그녀’는 어쩌면 충분한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사람이었다. 하지만 고양이는 그런 그녀와 함께 한 평생을 행복하다고 기억한다.

나에게는 그런 동물이 있었을까? 우리 가족은 많은 개들과 함께 했다. 새끼 상태로 떠나보낸 강아지들을 제외하더라도 ‘죽음’까지 함께 한 개만 8마리다. 나는 그들에게 최선을 다하지 못했다. 집 밖에서 친구들과 노는 것을 더 좋아했고 방 안에서 책 읽는 것을 더 좋아했다. 개와 시간을 보내는 것에 익숙하지 못했다. 밥을 챙겨줄만큼 성실하지도 못했고 그들의 감정에 귀를 기울일만큼 애정이 많지도 않았다. 그렇게 부족한 인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8마리의 개들은 나를 따랐다. 집에 오면 가장 먼저 나를 반겨주는 가족은 항상 개들이었다. 나는 그들에게 관심을 많이 기울여주지도 않았는데, 그들은 나를 보면 항상 웃어주었다.

만약 그들은 다시 만날 기회가 있다면 꼭 한번 묻고 싶다. 나와 함께 해서 행복했냐고. 그들이 그랬다고 대답한다면 너무 미안해서 고개를 들 수 없을 것 같다. 나는 그들덕분에 행복했다는 생각조차 하지 못하고 살아왔다. 다시 동물과 함께 살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정말 최선을 다해 사랑을 주고 싶다. 다시는 같은 후회를 남기고 싶지 않다. 그래서 죽기 전 자신있게 “행복했다”고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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