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adie Smith: Swing Time

swing time
[NW] 이후 다시 도전한 제이디 스미스의 소설. 이번에도 길고 장황하다. 한달 넘게 붙들고 있었던 것 같다. 물론 기간의 차이는 있겠지만, 아마존이나 goodreads.com 등의 독자 리뷰에서 많은 이들이 이 책과 오랜 시간 씨름했음을 고백하고 있다. 그리고 그 많은 독자들과 내가 이 책에서 공통적으로 경험하고 느낀 부분이 비단 소설의 분량만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제이디 스미스는 아주 훌륭한 글쟁이지만, 뛰어난 소설가는 아니다. 이것이 이 책에 대한 나의 결론이자 앞으로 제이디 스미스의 소설은 당분간 도전하지 않기로 한 이유다.

그녀는 아마도 가장 발전된 형태의 영어문장을 만들어낼 수 있는 사람일 것이다. 그녀보다 더 아름다운 문장을 만들어낼 수 있는 사람, 그녀만큼 더 정확한 문장을 구사할 수 있는 사람, 그녀만큼 더 다양한 형태의 표현력을 발휘할 수 있는 사람을 찾아내기란 몹시 어려운 일이다. 소설의 첫문장부터 마지막 문장까지, 단 한 문장도 허투루 쓰였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모든 단어가 정확히 자신이 있어야 할 곳에 위치하고 있다. 문장이 미학적으로도 아름다울 수 있다는 생각을 처음으로 하게 되었다. 다만, 아름다운 문장들이 모여서 아름다운 글이 되는 것은 아니며 아름다운 문장들의 기계적 총합이 훌륭한 소설을 만들어내는 것은 아니다. 제이디 스미스가 만들어내는 내러티브는 그녀의 문장만큼 아름답지 않다. 물론, [Swing Time]은 웬만한 다른 소설들보다 다층적이고 다차원적이다. 유색인종, 1%의 삶, 부족한 재능, 우정, 부모와 자식 간 관계, 치정까지 다양한 주제를 ‘춤’이라는 하나의 예술 형태를 중심으로 폭넓게 다루고 있다. 각각의 주제에 대한 작가의 고민 역시 결코 얕지 않다. 개별적인 문장이 가진 아름다움과 다양한 주제에 대한 깊은 고민에도 불구하고 이 소설은 몹시 지루하다. 이 지루함은 아마도 너무나 많은 것을 하나의 소설에 꾹꾹 눌러 담으려고 했던 스미스의 과잉에서 나온 것 같다. 문장은 지나치게 길고 불필요한 정보를 너무 많이 담고 있다. 서사는 균형을 잡지 못하고 비틀거린다. 소설의 3/4은 캐릭터를 만드는 데 집중한다. 마지막 1/4 지점에 가서야 중요한 사건들이 연속적으로 터져 나온다. 그 맥락이 설득적이지도 못하다. 때문에 두텁게 쌓인 캐릭터들의 매력이 얄팍한 서사구조에 의해 희석되어 버리고 만다. 소설의 마지막 장면은 충분히 매력적이고 상징적이다. 하지만 너무 영화적이다. 소설이 처음부터 끝까지 너무 영화적이다보니 이 소설이 가진 ‘소설적인 부분’은 오로지 개별적인 문장이 가진 표현력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다. 그래서 읽는 호흡이 너무 자주 끊긴다. 한 페이지를 두어개의 문장으로 채울 수 있는 자신의 재능을 작가가 너무 과신하지는 않았는지 묻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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