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c DeMarco: This Old Do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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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 드마르코는 음악을 무척 잘 알고, 또 잘 하는 아티스트다. 인디씬에서 센세이션을 일으킨 전작 [Salad Days]가 씬에서의 드마르코의 위상을 정립해준 작품이라면, 이번 신작 [This Old Dog]은 조금 더 개인적으로 침잠해들어간 드마르코의 또다른 모습을 볼 수 있는 작품이다. 발가벗고 찍은 뮤직비디오처럼, 혹은 팬티 한장만 걸치고 노래한 프리마 베라 무대처럼, 드마르코는 이번 작품에서 솔직한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하는 듯 보인다. 타고난 송라이터이자 뛰어난 스토리텔러이기도 한 그의 모습에 반한 일반 인디팬들이 그에 대해 조금 더 자세히 알고 싶어한다는 사실을 미리 짐작이라도 했다는 듯, 그는 술술 자신과 그를 둘러싼 여러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조근 조근 풀어놓는다.(그의 유쾌한 엄마에 대해 알게 된다면 아마도 확실히 그의 성장배경을 궁금해하게 될 것이다) 다만, 팬들이 듣고 싶어하지 않는 내용, 때론 불편할 수도 있는 내용에 대해서도 가감없이 이야기한다는 사실이 드마르코다운 기분좋은 배신으로 다가온다. 살짝 늘어난 테이프의 소리를 그대로 차용한 짦은 소품 “Sister”처럼 드마르코는 기억 저편으로 숨겨버리고 싶은 과거의 이야기들을 날것 그대로 꺼내놓고 그가 지금까지 축적한 아름다운 그만의 음악세계에서 달콤하게 요리해버린다. 그런 의미에서 이 음반은 수프얀 스티븐스의 기념비적인 음반 [Carrie & Lowell]과 정체성을 공유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스티븐스가 그만의 조용한 장광설을 개인사에 투영시키며 한 아티스트의 디스코그래피에서 정점을 만들어냈듯, 드마르코는 그보다 조금 이른 시기에 개인사를 가장 그다운 방식으로 풀어내며 음악적 커리어의 극초반기를 정리하려는 듯 보인다.

맥 드마르코는 이 시대에 몇 남지 않은 진정한 크루너 중 한 명이다. 크루닝의 본질은 스토리텔링에 있다. 그때문인지 전작에 비해 자칫 심심해보일 수도 있는 음반 내 곡구성이 오히려 그의 음악적 정체성을 보다 확고하게 정립시키는 순기능으로 다가온다. “A Wolf Who Wears Sheeps Clothes”와 같은 경쾌한 노래가 “One More Love Song”, “On the Level” 등이 가진 멜랑꼴리한 정서와 무리없이 섞여 들 수 있고, “My Old Man”이 “This Old Dog”과 같은 음반의 타이틀곡 격인 노래를 소개하는 충실한 오프닝송으로 기능할 수 있는 것도 이때문이다.  음반은 조금 더 차분해졌지만 지루하거나 뻔하지 않다. 여전히 그의 세계를 단단하게 반영하고 있다. 그는 이미 음악을 잘 알고 있었고, 여전히 음악을 잘 하고 있다. 이제 그의 팬들은 그에 대해서도 잘 알게 되었을 것이다. 맥 드마르코 월드는 점점 더 깊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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