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mien Rice: My Favourite Faded Fantas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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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는 대미언 라이스의 골수팬들이나 전문가들이 워낙 많아서 내가 그의 새앨범에 대해서 구구절절 떠들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이번 앨범에는 총 8곡의 노래가 수록되어 있지만 앨범 전체 길이는 꽤 되는 편이다. 5분 이하의 곡이 한곡밖에 없고 8,9분에 달하는 곡도 두곡이나 있다. 작정하고 anti-SNS 적으로 만들었다는 느낌까지도 받게되는, 무겁고 어두운, 시대착오적인 그만의 포크 넘버들이 빼곡히 실려있다. 전작 <9>에서 잔뜩 화가 난듯 보였던 라이스는 이번 앨범에서 조금은 더 안으로 침잠해들어가는 것처럼 느껴진다. 그가 말을 거는 상대는 더이상 자기 자신, 혹은 불특정 다수가 아닌, 분명한 ‘한명’이다. 여자일 확률이 높은, 그와 매우 가까운 사람이라는 느낌이 든다. 조금 더 개인적인 내용들로 가사를 채웠지만 명료한 멜로디와 그보다 조금 더 명쾌한 메시지가 최고 강점인 라이스의 음악답게 결코 이해하지 못할 내용은 없다. 그의 이야기는 나의 이야기같고, 그의 멜로디는 나의 멜로디같다. 조용하게 통기타 하나로 시작해 웅장한 스트링과 함께 극적으로 확장되며 끝나는 곡의 구성이 매 곡마다 매우 흡사하게 진행되지만 지루하다는 느낌을 쉬이 주지 않는 이유는 희망과 절망 사이에서 끊임없이 방황하며 갈등을 겪는 라이스의 내면이 앨범 전체에 고스란히 깔려있기 때문일 것이다. 청자는 그와 함께 번민하며 희망을 찾아 나서게 된다. 그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자신의 과거를 반추해보게 된다. 정말 좋은 소설은 필자가 완전히 감추어진채 독자의 세계로 이해되는 소설이며, 정말 좋은 영화는 감독의 색깔이 드러나지 않은채 관객으로 하여금 자신의 이야기를 영화속에 투영시키게 만드는 영화라고 생각한다. 정말 좋은 배우가, 영화속 인물에서 배우의 이름을 완전히 지우는 배우이듯 말이다. 라이스의 노래는 라이스밖에 할 수 없다. 오리지널리티를 충분히 획득한 그의 음악은 이제 청자 개개인의 마음 속에서 새로운 모습으로 다시 피어나는 듯 하다. 최소한 나는 그랬다. 그의 노래를 들으며 나의 이야기를 생각했다.

4 thoughts on “Damien Rice: My Favourite Faded Fantasy

    • 이 글을 지금 봤어요. 죄송해요.

      맞아요. 그럴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ㅎㅎ

    • 죄송하기 까지야 ㅎㅎ

      날씨가 많이 추워지는데 감기조심하시고 즐거운하루되세요

    • 오늘 영하 10도 근처까지 내려간대요. 두툼히 입고 다니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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