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ean-Marc Vallee: Dallas Buyers Club

<Dallas Buyers Club> 은 댈러스 근교에 사는 Ron Woodroof 라는 전기 기술자의 삶에 대한 이야기다. 카우보이기도 한 한량은 술과 여자, 그리고 코카인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삶을 살아간다. 게이를 혐오하고 여자를 섹스의 상대로만 생각하며 트레일러에서 생활하는 이 하층민에게 어느날 갑자기 HIV 양성 판정이 나오고, 30일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은 그는 스스로 삶을 다시 일으켜 보고자 모든 종류의 약을 구하기 위해 애쓰기 시작한다. 그러던 중 AZT이라는 신약을 실험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몰래 그 약을 복용하던 중 멕시코에 있는 한 무면허 의사에게 그 약에 대한 위험성을 알게 된다. 그리고 그 의사가 처방해준 DDT와 펩사이신 T 등의 대안적인, 하지만 FDA에 허가를 받지 못한 “불법” 약을 미국으로 밀반입해와 팔기 시작한다. 이후 영화는 이 Woodroof 라는, 술과 욕을 입에 달고 사는 배우지 못한 사내가 스스로 의학 논문들을 읽어 내려가고 에이즈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며 부당하게 자신이 스스로 약을 처방할 권리를 빼앗은 FDA를 상대로 싸워나가는 이야기로 채워진다. 영화는 주인공의 사투를 통해 FDA 와 거대 제약회사를 둘러싼 의약계의 부조리함을 고발하는 데에 치중하고 있지만, 관객들에게는 영화보다 더 극적인 삶을 살았던 이 Woodroof 라는 실존 인물의 마지막 7년을 따라가는 데에 집중하게 되었을 것이다. 물론 영화는 상투적으로 한 사람의 인간 승리 과정을 상투적인 장치들을 통해 극적이고 감동적으로 담아내는 우를 범하지 않는다. 이 Woodroof 라는 사람은 돈을 벌기 위해 약을 불법으로 팔았던 사람이다. 죽기전 마지막으로 한탕 해보기 위해 시작한 일이다. 자신이 혐오하는 동성애자들이 주 고객이었고, 돈이 없는 가난한 환자는 고객으로 받지 않았다. Dallas Buyers Club 은 그가 FDA 의 감시를 피하기 위해 만든, 한달에 $400의 회비를 내면 무제한으로 에이즈 치료제를 공급해주는 편법적인 단체의 이름이다. 그가 혐오하는 게이들만 걸린다고 믿었던 에이즈에 감염되고 절망의 나락으로 떨어졌던 그가 그 게이들에게 약을 팔기 시작하면서 그의 폭력적이고 편협했던 가치관도 조금씩 변하기 시작한다. 자신이 살기 위해 시작한 이 일이 결국 자신과 비슷한 처지에 놓인 다른 에이즈 환자들을 구하는 일로 확대되고, 끊임없는 연구를 통해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해 약을 파는 “drug dealer” 가 아닌, 오히려 자본의 힘을 앞세운 합법적인 “drug dealer” 들로부터 진실과 정의를 되찾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으로 변모하게 되는 것이다.

매튜 매커네히의 필모그래피 역사상 아마도 최고의 작품으로 기억될 이 영화에서 그는 단지 환자처럼 보이기 위해 깡마른 몸을 만든 것뿐만 아니라 인생의 바닥을 찍고 죽기 싫어 발버둥치는 한 못배운 인간의 내면을 드러내기 위해 아예 눈빛까지 바꾸어 버리는 혼이 실린 연기를 보여준다. 관객은 아마도 그의 헬쓱하다 못해 앙상한 몸이 아니라 그의 눈빛과 웅얼거리는 말투를 통해 영화속 주인공의 모습에서 배우 매커네히를 완전히 지워낼 수 있었을 것이다. 재러드 레토가 연기하는 레이언이라는 여장남자 역시 대단히 인상적이다. 이 둘이 만들어내는 연기 앙상블은 영화가 오로지 연기자의 힘만으로도 어떤 수준 이상으로 격상될 수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깨닫게 한다. 포스터도 참 안끌리게 만들었고 영화 제목도 영화를 보기 전까지는 이해할 수 없었지만, 이 영화는 결국 마지막에 이르러 꽤 묵직한 감동을 선사한다. 영웅이 아닌, 오히려 평범한 축에도 들지 못했던 한 거친 남자가 굴곡진 인생을 통해 진정한 영웅으로 거듭난 이 거짓말같은 실화를 영화는 결코 왜곡시키지 않고 담담하게 그려내고 있다. 난 매커네히가 아카데미 남우 주연상을 꼭 받았으면 좋겠다. 아직 다른 후보작들을 다 보지 못하긴 했지만, 꼭 그렇게 되었으면 좋겠다. 그래서 수상 소감에서 FDA 에 대해 한번 더 거론해 주었으면 좋겠다.

2 thoughts on “Jean-Marc Vallee: Dallas Buyers Club

  1. 국내에 개봉하면 꼭 보러 가야겠네요. 며칠전 본 디카프리오 주연의 에서도 매력적인 조연으로 나왔었거든요. 위 포스터 만으로는 매커너히라고 전혀 짐작할 수 없어요. 정말 깡마른 몸 때문에. 영화를 보지도 못했지만 이 포스팅에서 읽게 된 줄거리만으로도 엄청 좋은 영화일 것 같단 생각이 들어요. 잊지말고 기억해두어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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