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여행을 준비중이다. 봄방학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고, 나는 이 봄방학 기간동안 여행을 다녀오기로 결심했다. 돈이 없었다. 가족에게서 도움을 받았다. 가족을 포함에 그 누구에도 손벌리는 것을 지극히 송구스럽게 생각하는 나인데 이번에는 직접적으로 부탁했다. 그정도로 절실하게 떠나고 싶었다. 그만큼 간절했다.

가서 무엇을 할지, 어디를 다닐지, 어떻게 시간을 보낼지 전혀 생각하지 않고 있다. 그러니 “준비중” 이라는 표현을 쓰기에는 아직 많이 부끄러운 상황인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데빗 카드 한장과 아이폰 하나만 있으면 어디에 가도 살아남을 수 있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낙천적으로 시간이 흘러가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여행을 떠나기전 마무리짓겠다는 논문은 여전히 답보 상태이고 나는 끔찍한 슬럼프에서 아직 탈출하지 못하고 있지만, 이번 여행으로 – 조금 거창하게 말하면 – 나의 인생이 약간은 달라질 것임을 이상하리만큼의 강한 확신으로 규정지어 버리고 있다. 왜인지는 모르겠다. 생각을 정리할 수도 있고, 현실을 직시할 수도 있다. 담담하게 준비하고 있다. 무엇을 보게 될지는 모른다. 하지만 나에게 선사하는 최초의 이 사치스러운, 아주 특별한 형태의 휴식이 마음의 피로를 조금은 풀어줄 수 있기만을 바랄 뿐이다.

며칠전부터 계속 이 노래가 듣고 싶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뜻 유튜브에서 영상을 찾아 틀 엄두가 나지 않았다. 먹고 싶었던 음식을 정작 손에 넣으면 허겁지겁 입에 집어 넣는 스타일이 아니라 눈 앞에서 사라지는 것을 안타까워 하며 야금 야금 손을 대는 스타일이어서 그런가보다. 가사가 계속 맴돌았다.

2 thoughts on “여행.

  1. 흑흑… 그곳도 바람이 부나요?
    항상 jh 님블로그오면 저 위에 흔들리는 나무 사진보면서 나무가 흔들리는게 아니라 마음이 흔들리는거라던… 영화대사가 생각이.ㅋㅋㅋㅋㅋ
    여행은 어디로 가실 계획이신가요?

    • 여기 바람 너어무 쌩썡 불어서 미치겠어요 ㅋ
      그리고 대문 사진.. 제대로 보셨어요. 어느 바람이 미치도록 세게 부는날 하늘이 희뿌연것이 비현실적으로 느껴졌는데요, 그때 뒤집힌 나무의 잎사귀들을 보면서 내 마음이 저렇게 뒤집혀져 있구나 라는 생각이 들어서 사진을 찍었어요.

      여행가는 곳은 현재로선 비밀인데.. 나중에 알게 되실 수도 있어요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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