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lik Bendjelloul: Searching for Sugar Man

디트로이트에서 나고 자란 한 무명의 뮤지션이 있(었)다. 멕시코 출신 블루워커 이민자들의 아들로 태어난 그는 가정을 꾸린 뒤에도 평생 가난의 속박에서 벗어나지 못하며 딸들과 함께 힘겨운 생을 이어나가야 했다. 이 포크 뮤지션은 두장의 앨범을 발표하지만 대중의 기억에서 완전히 잊혀진채 평생을 노동자로 살아야 했다. 사랑하는 음악을 하고 싶었고, 또 어떻게든 하려고 했지만, 그가 나중에 인터뷰에서 담담히 언급하는 “현실” 때문에 하루에 여덟시간에서 열시간 정도의 강도 높은 중노동을 하면서 하루 하루를 연명해 나가야 했다. 미국에서 완전히 묻혀 버린 그의 노래들이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 사회의 변화를 이끌어 내는 젊음의 송가로 불려지며 전설적인 인기를 얻고 있었다는 사실은 당연히 알지 못한채 평생을 살았다. 남아공의 사람들은 그가 이미 오래전 자살했다고 믿었다는 것은 후일담처럼 덧붙여지는 이야기다. Sixto Rodriguez, 혹은 그의 노래 제목처럼 Sugar Man 이라고 불리우는 이 무명의 포크 뮤지션은 1998년에 “발견” 된다. 그는 여전히 노동의 순수함을 찬양하며 각종 사회 운동을 활발하게 했을 뿐만 아니라 비루하고 가난한 삶 속에서도 숭고한 가치를 잃지 않은채 그의 음악과 같은 아름다움을 유지하고 있었다. 그가 “발견” 된 이후 남아공과 오스트레일리아, 스웨덴등을 돌며 투어를 했고, 최근까지 Late Show 같은 유명 프로그램에 초대되어 뒤늦은 유명세를 타고 있다는 소식은 세상이 아직 아름다울 수 있다는 희망을 갖게 하는 일종의 해피엔딩이다. 그가 유명해진뒤 벌어들인 모든 수익을 가족과 친구들에게 고루 나누어 주고 40년간 살아 왔던 디트로이트 도심에 위치한 누추한 아파트에서 여전히 살아 가고 있다는 사실이 영화 마지막 즈음에 담담히 자막으로 처리되는 것을 보며 이 영화가 단지 하나의 아름답고도 기적적인 일화 정도에 머무르지 않고 보는 사람이 고개를 숙이며 가슴을 쓸어 내리게 하는 묵직한 힘을 가지고 있음을 깨닫게 된다.

2 thoughts on “Malik Bendjelloul: Searching for Sugar Man

  1. 다큐치고는 좀 dramatize 된 면이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게 그다지 흉이 되지 않는 좋은 영화였어요. 영화 보고나서 이런저런 관객평을 찾아 봤는데, 당시 남아공에서 무척 인기가 있었던 건 맞지만 변혁운동의 송가처럼 여겨진 건 아니었다는 얘기도 있더군요. 아무튼 인물과 노래가 워낙 매력적이어서.. 지난 해 만났던 가장 기억에 남는 영화였습니다.

    • 다큐멘터리가 결코 사실을 있는 그대로 전달하는 플랫폼은 아니잖아요 ㅋ 적당히 걸러서 봐야 겠죠. 전 사실 마지막까지 그닥 큰 인상을 받지 못했는데 마지막 몇분에서 감독이 아닌 로드리게스 자체의 진심이 전해지는 것 같아 감동을 느낀 경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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