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ys Lee: Drifting House

Krys Lee 는 서울에서 태어나 캘리포니아와 워싱턴에서 성장했고 미국과 영국에서 교육을 받은 픽션 작가다. 그녀의 데뷔작인 <Drifting House> 는 한국인에 대한 아홉편의 단편 모음집이다. 캘리포니아에 정착한 북한 탈북자 가족이나 미국 이민사회에 적응하지 못하고 방황하는 중년의 (남한) 여자의 이야기는 미국에서 살아가는 북한과 남한 출신 한국인들에 대한 이야기다. 미국과 두개의 한국 사이 어딘가에서 방황하는 1.5세, 혹은 1.25세들에 대한 관찰이기도 하다. 크리스 리는 미국과 전혀 상관없는 한국인들에 대한 이야기도 담아낸다. 1997년 IMF 위기 속에 해직된 한 평범한 가장이 위장 이혼을 하고 노숙자로 변해가는 과정을 담은 “The Salaryman” 은 그녀가 바라본 남한 사회의 모습을 다루고 있고, 먼저 죽은 누이의 환영에 시달리며 탈북을 감행하는 어린 형제의 이야기를 다룬 표제작 “Drifting House” 는 그녀가 직접 발로 뛰며 조사한 내용에 근거한 북한 탈북자들에 대한 이야기다.

그녀는 단순히 이민 2세대 작가가 바라본 두개의 한국의 모습을 묘사하는 데에 그치지 않고 한국인들의 세계 속에 존재하는 극한의 외로움을 섬세하게 드러내고 있다. 어쩌면 이 단편집의 주제는 한국에 대한, 한국인들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어쩌면 그건 그저 맥거핀일 수도 있다) 관계 속에 존재하는 고독을 어떻게 극복해 가는가, 하는 것일 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크리스 리를 비롯한) 외국인들의 시선 속에서 한국은 이토록 처절하게 외롭고 안타까운 나라였는가, 하는 생각까지 들었다. 예를 들자면, 아마도 많은 이들에게 가장 충격적인 작품으로 받아 들여질 “Believer” 에서 그녀가 묘사하는 아버지와 딸의 극단적인 선택은 인터뷰에서 그녀가 밝힌 바에 따르면 딸이 아버지에게 베푸는 극한의 자비로 이해될 수 있다. 사람은 항상 이성적으로 판단하고 행동하지 않는다. 외로움이라는 격한 감정의 파고 속에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도 있으며 멍청한 행동을 할 수도 있다. 결국 이것을 어떻게 보듬느냐의 문제로 넘어간다. 크리스 리의 소설속 인물들은 대부분 결국 파국으로 치닫거나 최소한의 희망만을 발견하며 조금 더 어두운 상태로 내몰리는데, 이것은 그녀가 겪은 불우한 과거 (그의 가족은 의료 보험에 가입할 수 없을 정도로 가난했고 그녀의 어머니는 치료를 제대로 받지 못한채 암으로 사망했다) 가 일종의 트라우마로 기능하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그녀의 문장은 실로 정갈하고 아름다우며,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다. 한 단편당 20페이지가 넘어가지 않을 정도로 뼈대만 앙상하게 남긴 구조 속에서 하고자 하는 말을 촘촘하고 담담하게 담아내는 솜씨가 대단하다.

그녀는 현재 남한 서울에 살고 있다. 샌프란시스코에서도 많은 시간을 보낸다고 한다. 그녀의 데뷔작은 많은 매체들로부터 상찬을 받고 있으며, 실제로 2012년 최고의 단편집을 뽑는 각종 문학상 후보에 올라 있다. 그녀는 이코노미스트,  CBS, 가디언, 파이낸셜 타임즈등 유수의 언론들과 인터뷰를 했을 뿐만 아니라 가디언과 워싱턴 포스트등의 매체에 직접 글을 기고하는 등 영향력 있는 작가로서의 모습도 보여주고 있다. 모순적이게도 정작 한국에서는 그녀에 대한 관심이 상대적으로 적어 보인다. 바로 자신들에 대한 이야기인데도 불구하고 정식으로 번역이 된다는 이야기조차 들어본 적이 없다. 어쩌면 한국계 작가로는 영미문학계에서 가장 크게 성공한 (단 하나의 단편집만으로!) 작가일텐데도 관심조차 없어 보인다. 하인즈 워드나 미쉘 위까지 한국인으로 만들고 싶어하는 극성스러운 언론의 성향을 생각하면 의아한 반응이다. 그녀의 소설은 정작 한국인들에게는 큰 아픔으로 다가오지 않을 지도 모른다. 한국어 고유의 표기방식 그대로 표현되는 많은 단어들이 영어 문장속에 어우러지는 모습에서 실소를 금할 수 없을 지도 모르고, 어쩌면 그녀가 묘사하는 남한의 모습이 너무 단편적이고 일차원적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어떻게 생각하든, 분명한 것은 한국인으로 살아간다면 한번쯤 읽어볼 만한 가치가 있는 작품이라는 사실이다. 한국이라는 뿌리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사람이라면 말이다. 읽고 느끼는 것이 있을 것이다.

8 thoughts on “Krys Lee: Drifting House

    • 아이고.. 아니예요. 진짜 책 열심히 읽으시는 분들이 보시면 코웃음치시겠어요 ㅋ 그만큼 공부가 하기 싫어 몸부림치고 있다.. 정도로 이해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ㅋ 참, 이번에 아버지께서 하버드에 잠깐 머무시게 되었는데 저도 그 기회에 잠깐 가서 얼굴 뵈려고 하거든요. 보스턴이나 캠브리지 근처에 아버지 모시고 구경 갈만한 곳 있을까요? 차는 없을 것 같고요.

    • 차가 없어도 보스턴은 다니기 그렇게 불편하지는 않을것 같아요. 보스턴을 떠난지 몇년이라 -_- 좀 어설프지만 추천하고 싶은건

      Union Oyster House
      http://boston.citysearch.com/profile/4715935/boston_ma/union_oyster_house.html
      Supposedly the oldest restaurant in the US (doesn’t mean much..but still!)
      Great lobster, good location (close to Faneuil Hall), it’s a Boston landmark.

      Top of the Hub (52nd floor of the Prudential Center)
      http://www.topofthehub.net/
      Best view of the Boston skyline…이라고 몇년전에 영국에서 온 친구한테 가르쳐줬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보스턴 스카이라인이라는게 참..하하.. 그래도 나쁘지는 않아요. 가격은 아마 조금 나쁜편.

      Barking Crab
      Another famous Boston landmark restaurant
      http://www.barkingcrab.com/

      Faneuil Hall and Quincy Market

      Boston Symphony
      You can get rush tickets ($10/person, only available at 5pm the day of the concert for 8pm concerts) for Tuesdays and Thursdays..였었는데 몇년전 일이라 바뀌었을수도 있어요.

      Also, Harvard Box Office is worth checking.
      http://www.boxoffice.harvard.edu/
      Mostly student performances but some of them are really great.

      Newbury Street- shopping, lots of boutique stores, cafes and restaurants. If the weather isn’t too bad, great for a nice walk.

      Boston Common and Public Garden
      Boston Public Library

      Boston duck tour
      http://www.bostonducktours.com/
      might be too cold for this, but should be good fun.

      써놓고 보니 별로 없네요. 하하..
      저는 보스턴에 대한 기억이 무지 좋은데 몇달전에 컨퍼런스땜 다시 가보니까 기억했던것 보다 훨씬 작고 뭔가 부족한 느낌(!) 에 놀랬었다는..

      10월 중순부터 눈이 오기도 하니까 옷 단단하게 챙겨가시구요, 이번 주말에 가신다면 head of the charles구경하면 좋을텐데. 생각나는게 있으면 다시 적어드릴께요!

    • 아 아니예요. 제가 기대했던 것보다 너무 많은 것을 이미 적어 주셨어요. 진짜 감사합니다. 제가 티칭이 걸려 있어서 촉박하게 다녀와야 해요. 추천해 주신 곳들중 한두개 가볼 수 있을 것 같아요. 다시 한번 감사드려요!

    • 네. 저도 찾아 봤는데 번역 계획조차 없는 것 같더라구요. 짧으니까 직접 읽어보시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아요.

  1. “어쨌든 그녀의 문장은 실로 정갈하고 아름다우며,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다. 한 단편당 20페이지가 넘어가지 않을 정도로 뼈대만 앙상하게 남긴 구조 속에서 하고자 하는 말을 촘촘하고 담담하게 담아내는 솜씨가 대단하다”

    –> 우연히 이 책을 읽을 기회가 있어서 읽었는데, 정말 공감합니다. 단어 하나하나, 문장 하나하나가 조각처럼 깎였다는 느낌이 들더군요.

    • 네.. 문장과 문단을 직조하는 능력이 굉장히 뛰어나다는 인상을 받았어요. 지금은 서울 홍대 근처에서 거주하고 계시다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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