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aron Sorkin: The Newsroom season one


한 케이블 방송국의 뉴스 프로그램 제작 과정을 둘러싼 이야기를 다룬 드라마 <뉴스룸> 시즌1이 10화를 끝으로 종영됐다. 애런 소킨이 다시 브라운관으로 컴백한다는 이슈 자체로도 큰 화제를 불러 일으켰고 1화 오프닝신에서 보여준 강렬하고 통렬한 비판으로 어느 정도 하입이 형성되었던 것에 비해 비정상적인 러브라인과 집요하게 티파티만을 물고 늘어지는 정치석 편향성때문인지 만장일치의 호평만 있는 것은 아닌 듯 하다. 소킨 특유의 교조적이고도 고압적인 자세 역시 문제가 되었는데 그의 이러한 편가르기 방식은 결국 지지자들에게는 가슴이 뻥 뚫리는 듯한 시원함을, 중도적인 자세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지금 우리 가르치려고 드는거야?” 라는 불편함을, 그리고 공화당 지지자들에게는 당장 채널을 돌리게 만드는 효과를 불러 왔을 것 같다. 매우 정치적으로 민감한 소재를 매회 다루는 형식의 드라마가 하필 대선을 앞두고 HBO 에서 방영되었다는 것도 충분히 정치적인 판단이라고 추측할만 하다. 소킨은 자신의 쇼가 정치적으로도 올바르고 쇼비지니스적으로도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을 내렸겠지만, 결과적으로 보면 “모두가 다 알고 있는 사실을 잘난척하며 한번 더 강조하는 듯한” 정치적 효과와 마치 한국의 아침 드라마를 보는 듯한 어이없는 삼각-사각 관계들을 반복하면서 지루함을 안겨주는 엔터테인먼트적인 효과 정도만이 있었던 것 같다.

물론 드라마는 아주 재미있다. 제프 다니엘스가 분한 주인공 윌 매커보이는 아주 바람직한 공화당원으로 등장해서 티파티를 신랄하게 공격한다. 그의 뉴스 프로그램에 등장하는 소재들이나 앵커인 윌의 입을 통해 보도되는 내용들중 새로운 사실은 없다. 소킨은 기존에 이미 언론을 통해 충분히 다루어진 사실들에 자신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는데 생각만큼 잘 다루어지지 않았던 주제들을 더해 새로운 “뉴스 그 자체”를 매 에피소드마다 선보이려고 노력한다. 그 와중에 극적인 재미를 놓치지 않기 위해 스탭들끼리 연인 관계로 묶어야 했고 이쁜 여자도 등장시켜야 했기 때문에 섹시한 슬로언이라는 캐릭터를 중요한 인물로 부각시켰으며 미스테리적인 요소를 통해 긴장감을 유지시켜야 했으므로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정보 제공원을 갑자기 등장시키기도 해야 했다. 방송 시간은 한정되어 있고, 소킨은 할 말이 많았으며 프라임타임에 방송되는 한시간짜리 드라마가 갖추어야 할 형식적인 부분들은 대부분 사라지지 않고 남아 있었다. 그래서 대사량이 엄청 많은 것이다. 소킨의 시도는 <웨스트 윙> 때보다 덜 성공적인 것 같다. <웨스트 윙> 은 같은 정치적인 소재를 다루면서도 캐릭터를 매력적으로 가공하는 데에 소홀하지 않았다. <뉴스룸> 에서 매력적인 캐릭터가 누가 있지? 쉽게 떠오르지 않는다. 숨가쁘게 돌아가는 뉴스룸의 현장을 포착하기 위해 빠르게 넘어가는 컷들과 흔들리는 카메라가 시종일관 극의 흐름이 신속하게 진행되도록 재촉하지만 정작 한 에피소드를 다 보고 나면 소킨의 강의를 잘 들었다는 기억 외에는 남는 것이 별로 없다.

이 드라마를 드라마답게 만들어 주는 것이 딱 하나 있다면 그것은 바로 배우들일 것이다. 이 드라마는 매우 한정적인 공간에서 한정적인 컷들만을 사용해 촬영해야 했을 것이다. 뉴스를 준비하는 뉴스룸과 뉴스가 방송되는 스튜디오 (심지어 이 둘은 바로 옆에 붙어 있다), 그리고 가끔 뉴욕의 거리나 윌의 집이 등장하기도 하지만 그리 큰 비중을 차지하지는 않는다. 그러니까 이 드라마는 일종의 큰 규모의 연극인 셈이다. 카메라가 시종일관 흔들려야 하는 다른 이유이기도 하다. 이 드라마에 출연하는 배우들중 상당수가 연극계 출신이라는 사실이 그래서 꽤나 그럴듯하게 다가온다. 심지어 여자 주인공 격에 해당하는 맥킨지 역을 맡은 에밀리 모티어는 영국 출신이다. 우리 모두를 짜증나게 했던 (아마도 소킨 커리어에서 캐릭터 구축 실패의 대표적인 사례로 계속 언급될) 매기 역의 앨리슨 필과 훈남 프로듀서 짐 역을 맡은 존 캘러거 주니어는 모두 뉴욕 브로드웨이 연극판에서 닳고 닳은 몸들이다. 제프 다니엘스과 <슬럼독 밀리어네어> 주인공 데브 파텔 역시 상당한 연기 경력을 자랑한다. 이들이 한정된 공간에서 펼치는 연기 앙상블은 이 드라마가 가지고 있는 가장 큰 매력중 하나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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