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et lag

새벽 네시에 일어 났다. 눈을 감으면 다시 잘 수 있었지만, 꿈이 너무 좋지 못해 다시 잠들기가 싫었다. 휴대폰을 가지고 꼼지락거리다가 그냥 요리를 하기로 했다. 어제 홀푸드에서 발견하고 혼자 좋아하며 사두었던 콩나물을 데친 뒤 어머니께 전수받은 양념간으로 무침을 만들었다. 어제 저녁 한소쿰 끓여 두었던 미역국을 다시 데폈다. 미역국이나 김치찌개는 두번째로 끓여 내었을 때 짭잘한 맛이 강해져 조금 더 좋은 밥반찬이 되는 것 같다. 일식 사찬은 아직 무리겠지만, 나물류 반찬 하나와 속을 든든하게 채워주는 국 한 그릇 정도면 심하게 이른 아침으로는 부족함이 없어 보였다.

아침을 다 먹고 설거리를 끝내니 하늘이 어슴프레 밝아 온다. 헤드폰을 끼고 밖으로 나가 시냇물을 따라 30분 정도 걷고 와야 겠다. 몸은 일찌감치 떠나 왔지만 마음은 한국에 반쯤 남아 있다. 미국에서 한국으로 갈 때 시차 적응은 하루 이틀이면 끝난다. 하지만 한국에서 미국으로 돌아온 뒤에는 길면 보름 정도를 시차 문제로 고생한다. 그만큼 한국에 두고 온 마음의 무게가 무거워서일까. 어쩌면 jet lag 은 떠나온 곳에 머물러 있는 마음을 온전히 추스를 때까지 걸리는 시간동안 존재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4 thoughts on “jet lag

  1. 조금 자학적으로 들릴수도 있는데 저는 시차적응하는 기간 무지 좋아해요 -_- 피곤한건 안좋지만 남들이 다 자고 있는 시간에 혼자 깨어있다는 느낌이 참 좋을때가 있더라구요. 이 세상에 나 혼자인거 같은데 외롭지는 않은 그런 희한한 느낌.

    그나저나 마지막 문장 너무 멋진데요.

    welcome back!

    • 엇. 사실 저도 좀 그런거 있어요. 새벽에 혼자 깨어 있으면 뭔가 멜랑꼴리하면서도 평온해지는 느낌같은 거 있어요. 하지만 도착하자마자 바삐 움직여야 할때 몸이 말을 듣지 않으면 그만큼 초조하고 답답한 마음도 커지는 것 같아요. 제가 js594 님처럼 바쁘진 않지만요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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