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Walkmen: Heaven


워크맨이라는 이름으로 멤버들이 모여 활동한지도 벌써 10년이 되었다. 이 앨범은 밴드 결성 1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으로, 지금까지 발매된 모든 워크맨의 앨범들중 가장 밝고 편안하고 안정적인 분위기가 느껴지는 앨범이기도 하다. 왜 그럴까. 단순히 밴드 멤버들이 투어를 잠시 중단하고 가족과 오랜만에 꿀맛같은 시간을 보낸 뒤 작업한 결과물이라서? 전작 <Lisbon> 은 밴드 역사상 가장 극적인 느낌으로 충만한 앨범이었다. 점층적인 구조로 이루어져 있다고도 말할 수 있을 것같다. 정적인 느낌으로 시작해 감정의 극단으로 치닫는 그 보폭에 거침이 없는 이 앨범은 때문에 매우 드라마틱했고, 이 escalating 한 느낌때문인지 밴드가 한단계 더 진화했다고 받아들여졌다. <Bows + Arrows> 에서 우리는 “The Rat” 이란 단 한곡으로 이 밴드를 기억하게 되었다. 뿌연 안개속에서 정처없이 떠도는 느낌을 가장 완벽하게 표현한 이 곡은 밴드의 정체성을 고정시켜 버릴 정도로 꽤나 큰 지배력을 가지고 있었는데, 놀랍게도 밴드는 <A Hundred Mildes off> 에서 깨끗하게 그러한 우려를 날려 버린다. 새롭게 획득한 이 정서를 바탕으로 외연을 확대한 <You & Me> 를 지나 <Lisbon> 에 다다르면서 밴드는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새로운 구조를 창조하기에 이른다. 그런데 <Heaven> 은 이와 정반대로 반복의 구조를 적극적으로 차용하고 있다. 버스에서 코러스까지 빠르게 치고 올라간 후 안정적인 후렴구를 지속적으로 반복하며 메시지를 전달한다는 점에서 전작과 구조적으로 많은 차이점을 보인다. 그렇다고 초기작들로 회귀한 것도 아니다. 어쩌면 <Lisbon> 은 밴드의 고향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곳까지 가본 긴 여행이었을런지도 모르겠다. 그렇다면 <Heaven> 은 길고 긴 여행을 끝내고 다시 집으로 돌아온 이들이 맞이하는 꿀맛같은 휴식일 것이다. “Heaven” 이라는 앨범 타이틀이 결코 상투적으로 느껴지지 않는 이유다. 즉 이들은 앨범과 앨범 사이에 존재하는 정서적인 차이를 완벽하게 구조적으로 재현하고 있다. 이는 진화라고 표현하기에는 약간 미진한 감이 있고, 다른 차원으로의 이동이라고 이야기하는 편이 나을 것 같다. 밴드에게 현재 쏟아지고 있는 상찬은 이들이 획득한 새로운 경지에 대한 미디어의 존경심에서 우러나온다고 생각한다.

3 thoughts on “The Walkmen: Heaven

  1. Indefinite hiatus 라는 말과 함께 밴드를 중단 했죠. 아마 밴드가 헤어짐에 있어서 최고의 시점에 최고의 음반을 내고 헤어졌네요

    • 헉 이 소식은 또 처음 들었네요. 감사합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최고의 순간에서 멈추어 버렸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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