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ufus Wainwright: Out of the Game

루퍼스 웨인라잇의 앨범들중  제대로 들어본 앨범은 <Release the Stars> 하나 밖에 없다. 이 앨범에서 웨인라잇은 가스펠과 오페라의 웅장한 코러스를 적극 활용했는데, 팝 음악에서 클래식의 작법을 차용할 때 주의해야 할 점은 귀가 쉽게 피곤해지는 위험이 있다는 것이다. 클래식 음악과 함께 하는 오페라식 코러스와 단촐한 악기 구성 위에 스트링을 얹은 뒤 그 위에 한번 더 얹혀지는 오페라식 코러스는 듣는 사람 입장에서 약간의 차이가 있다. 뭐든지 마찬가지이지만 잘하면 좋고 잘 못할 경우 아니 함만 못한 그런. 역설적으로 <Release the Stars> 에서 가장 좋았던 곡은 웨인라잇의 목소리에 더 집중하는 “Do I disappoint you” 같은 곡들이었다. 호불호가 갈리는 앨범이었고, 뮤즈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호불호가 갈릴 경우 역사에서 오래 남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웨인라잇은 이 2007년작의 투어를 돌면서 2012년 새 앨범인 <Out of the Game> 에 수록된 곡들의 초안을 작성했다고 한다. 하지만 같은 실수를 되풀이하고 싶지는 않았던 듯 하다. 그의 센세이셔널했던 셀프 타이틀 데뷔 앨범에서 보여 주었던 그의 가장 빛나는 재능, 소울과 올드팝 넘버를 자유 자재로 섞어서 두루치기하는 믹서기같은 역할을 십분 살리기 위해 웅장한 오페라와 가스펠의 기운을 살짝 옆으로 미루어 두었다. 초심으로 돌아 가겠다는 그의 다짐을 실현시키는 이 과정에서 외부 인사들의 피처링이 유난히 많은 것도 눈에 띈다. 그리고 그 결과는 그리 나빠 보이지 않는다. 윌코의 넬스 클라인, 션 레논, 예예예스의 닉 지너같은 뮤지션들이 잔뜩 참가하고 있으며, 이들의 도움을 받아 웨인라잇은 자신이 가장 잘 하는 것을 가장 자연스러운 모양새로 선보이고 있다. 그의 감미로운 목소리야 두 말하면 입만 아프고, 그 목소리를 가장 편안한 분위기에서 들을 수 있다는 건 참 좋은 일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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