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ach House: Bloom

 

Beach House 의 전 앨범 <Teen Dream> 는 그 해 내가 가장 좋아하는 앨범이었다. 음악을 들을 때 사람마다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가 다르고 그 때문에 같은 음악을 좋아한다고 해도 그 이유가 다르기 마련이다. 나는 비치 하우스의 음악을 처음 들었을 때 이들이 무척 섬세하다고 생각했다. 잘 만들었다고 인구에 회자되는 음악들 중에도 그 음악에 담겨 있는 주제 의식과 외향적인 표현 양식이 따로 노는 경우가 왕왕 있는데, 비치 하우스는 그들이 전달하고자 하는 ‘이야기’ 와 그 이야기를 풀어 나가는 화법이 완벽하게 조응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물질화된 사운드 스케잎에 하나의 세계가 창조되고 그 안에서 듣고자 하는 것들이 하나 둘씩 모습을 드러낸다. 그것이 십대 소녀의 연약한 감성일 수도 있고, 상처받기 두려워 하는 연인들의 조심스러운 마음일 수도 있다. 이들의 음악을 듣는 내내 이들이 창조한 화자의 마음이 어떤 상태인지 음 하나 하나에서 절절히 느낄 수 있었다. 그래서 행복했다.

두번째 앨범 <Blood> 는 음악적으로는 조금 더 활기차졌다고 해야 하나, 리듬감도 조금 더 살아난 느낌이고 약간은 더 화려해 진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이 듀오 특유의 분위기와 색깔은 변색되지 않고 더 단단해 졌다. 두어번쯤 반복해서 들어본 것이 고작이지만 전작의  “Zebra” 나 “Norway” 같은 킬러 트랙은 발견되지 않았다. 다만 곡과 곡 사이의 편차가 적어져서 앨범을 관통하는 하나의 흐름이 있는 것처럼 느껴졌고, 때문에 하나의 단일한 곡을 50분동안 듣는 것 같았다. 몽롱하면서도 영롱한, 상반되는 두개의 단어가 공존하는 이들의 음악은 가끔 세상에 존재하는 언어로 표현하기 참 힘들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냥 비치 하우스스럽다, 혹은 비치 하우스 분위기다, 라고 밖에는 이야기할 수 없을 것만 같다. 아련하면서도 아름다운, 명확한 선의 구분이 존재하지 않는 먹먹한 느낌의 수채화를 보는 듯한 기분이 든다. 아름답다.

4 thoughts on “Beach House: Bloom

    • 앗 네 맞습니다 오타입니다! 지적 감사합니다 ㅋ

  1. Lazuli는 충분히 킬링트랙 자격이있다고 봐요.
    하튼요번앨범도 들을때마다 행복합니다~

    • 네. 사실 이번 앨범도 좋은 곡들이 너무 많죠. 근데 제가 개인적으로 zebra 를 너무 너무 좋아했거든요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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