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onard Cohen: Old Ideas

2004년에 발매된 <Dear Heather> 이후 8년만에 발표된 리오나드 코헨의 새로운 스튜디오 앨범이다. 올해로 77세가 된 이 살아 있는 전설이 다시 앨범 제작을 하게 된 이유는 그리 감동적이지만은 않다. 자신의 자산을 맡아 관리하던 매니저가 그의 거의 모든 재산을 훔쳐 달아났고, 이어 2008년 세계적인 경제 한파가 닥치면서 남아 있던 재산마저 반토막이 났다. 음악계를 떠나 조용히 휴식을 취하는줄로만 알았던 이 늙은 거장의 이름은 레딩같은 거대 페스티벌의 리스트에서 발견되기 시작했고, 바르셀로나와 런던등에서 가진 그간의 라이브 작업들을 모아 앨범으로 발표했다. 그리고 2012년, 지난 8년간의 기억들을 모아 새로운 앨범을 발표했다. 오래된 친구들, 그리고 뜻밖의 조력자들과 함께.

이 앨범의 프로듀서로 이름을 올린 사람은 총 네명이다. Patrick Leonard, Anjani Thomas, Ed Sanders, and Dino Soldo. 패트릭 리오나드는 마돈나의 “Like a Prayer”, “Ray of Light” 등으로 유명한 프로듀서인데, 리오나드 코헨의 아들인 아담 코헨의 앨범을 프로듀싱하다가 연이 닿아 이 앨범까지 참여하게 됐다고 한다. 코헨의 낮게 깔리는 spoken words 과 대구를 이루는 아름다운 배킹 보컬 라인으로는 Dana Glover, Sharon Robinson, The Webb Sisters (Hattie and Charley Webb) and Jennifer Warnes 등이 참여하고 있다. 거의 대부분의 곡들에서 코헨은 노래를 부른다기 보다는 그저 무언가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뉴욕 타임즈와의 최근 인터뷰에서 그는 자신의 목소리가 점점 더 낮아지고 있다며, 그 이유로 최근 다시 피우게 된 담배를 지적했다. 그 낮아진 목소리와 함께, 그는 금전적인 이유로 컴백한 여느 뮤지션들과는 다른 깊이를 여전히 보여준다. 사운드는 명징하며, 멜로디는 아름답다. 외로운 듯 고독하고 비틀거리는 듯 하면서도 똑바로 길을 걸어가는 듯한 그의 목소리와 가사는 다양한 여성 보컬리스트들이 앞뒤로 감싸안으며 풍성하게 되살아난다. 악기들 역시 따뜻한 기운을 담뿍 담아 내며 앨범의 온기를 높인다. 앨범 속지를 꺼내 두고 읽어 내려가면서 들어야만 할 것 같은, 쉽게 지나치기 힘든 가사들은 덤이 아닌 코헨 음악의 핵심이다. 앨범을 다 듣고 나면 한편의 시집을 읽은 것과 같은 기분이 든다.

부끄럽게도 이 앨범은 내가 돈을 주고 처음으로 구입한 코헨의 앨범이다. 사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이때까지 코헨의 앨범을 구입하지 않은 것을 탓하게 된다.

앨범 자켓은 코헨 자신이 직접 디자인한 것이라고 한다.

2 thoughts on “Leonard Cohen: Old Ideas

  1. 요새 가장 자주 듣는 음반인데, 어느 곡을 들어도 깊은 세월의 주름이 느껴져요.
    보통 나이가 들면 목 상태가 예전만 하지 않기에 별 기대 하지 않고 들었는데, (스튜디오 앨범인 탓도 있겠지만) 지금의 자신이 가장 잘할 수 있는 것을 유려하게 뽑아내고 있더라구요.

    근데 저러한 저간 사정이 있다니.. 흠.;;

    • 세월의 주름, 와닿는 표현이네요. 주름이 잔뜩 잡힌 음악인데 참 듣기 좋아요. 오히려 그래서 더 좋은 것일지도. 삶의 지혜라는 건 시간이라는 담금질도 때론 필요한가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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