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oud Nothings: Attack on Memory

Cloud Nothings 의 데뷔 앨범 <Turning On> 은 꽤 괜찮은 인디/슈게이징 앨범이었다. 퍼즈 노이즈가 잔뜩 걸린 쟁글거리는 기타 위로 어깨를 들썩거리게 만드는 좋은 멜로디와 훅이 살아 있는 후렴구가 잔뜩 널린 앨범이었다. 가볍고, 따뜻했다. 그래서 그런지 이 클리블랜드 출신 Dylan Baldi 가 이끄는 원맨 밴드의 두번째 앨범은 처음 시작부터 무척 당황스럽다. 이 앨범에서 연상되는 밴드들은 더이상 Wavves 나 Jesus and Mary Chain 이 아닌, Nirvana, Fugazi, 혹은 다이노서 주니어같은 90년대 개러지 록밴드들이고, 밝음이나 봄향기같은 분위기는 싹 가신채 훨씬 더 무거워지고 공격적이 된 쇳덩어리 느낌이 먼저 와 닿는다. 첫곡 “No Future/No past” 는 노골적으로 너바나의 후기 작업(이를테면 <Utero> 의 곡들)을 카피한 듯한 인상까지 받을 정도이고, “No Sentiment” 는 스메슁 펌킨스의 초기 작품들이 연상되며, “Separation” 에서는 92년쯤 들었던 것 같은 다이노서 주니어의 냄새가 강하게 풍긴다. 여전히 홈레코딩 방식을 즐기는 이 미국인의 생각이 어떻게 바뀌었는지 내가 알 도리도 없고 시간을 쪼개어 알고 싶은 생각도 없지만, 1집과 2집 사이에 존재하는 변화의 폭이 상당히 크다는 점에서 퍽 흥미롭긴 하다. 요즘처럼 안전하게 음악을 만드는 풍조에서 이처럼 큰 간극을 가진, 다른 말로 하면 꽤 큰 리스크를 감수하는 젊은 뮤지션이 또 있었던가? 앨범 제목처럼 자신의 어딘가에 잠자고 있던 90년대를 향한 기억을 꺼내어 다시 되살려 보고 싶은 욕망이 있었던 것일까, 아니면 전작이 너무 맥아리가 없이 느껴졌던 것일까. 어쨌든 굉장히 파워풀하고 어깨에 힘이 잔뜩 들어간 작품이 하나 나오긴 했다. 달랑 여덟곡이 수록된 러닝타임은 못마땅하지만, 한곡 한곡이 가지고 있는 개성이 뚜렷하기 때문에 그렇게 터무니없이 짧게 느껴지지도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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