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ll Ryder-Jones: If…

The Coral 이 처음 등장했을 때 상당히 좋아했던 기억이 있다. 사이키델릭한 록음악을 했던 리버풀 출신의 이 밴드의 음악은 그때 당시 나의 기억에 의하면 상당히 창의적이었고, 또 꽤 괜찮은 훅을 가지고 있었다. 한동안 이들의 음악을 끼고 살았었는데, 어느 순간 내 관심에서 사라져 버렸다. 아마도 그들은 여전히 좋은 음악을 만들고 있을 것이다. 내가 게을러진 탓이겠지.

Bill Ryder-Jones 는 이 밴드의 리드 기타리스트였다. 밴드의 중심적인 인물이었는데, 2008년 밴드를 탈퇴해 솔로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영상 작업과 클래식 음악등 밴드라는 형식에 갇혀 있기에는 너무나 많은 것들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던 그는 탈퇴후 2009년 <A Leave Taking> 이라는 단편 영화를 만들었고, 이 영화의 사운드트랙도 담당했다. <If…> 는 그 이후 내놓은 라이더-존스의 실질적인 데뷔 앨범이라고 할 수 있다. 배경이 조금 독특하고 재미있다. 이 앨범은 이탈리아의 저널리스트이자 작가인 Italo Calvino 의 1979년 포스트 모더니즘 소설 <If on a Winter’s Night a Traveler> 를 배경으로 하는, 일종의 테마 앨범이다. 한 소설에 대한 사운드트랙이라고도 할 수 있고, 그 소설을 모티베이션으로 삼아 만든 컨셉 앨범이라고도 할 수 있다. 라이더-존스는 이 앨범의 거의 대부분의 곡들을 클래식을 기반으로 만들었다. 리버풀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협연했으며, 그는 최대한 자신의 목소리나 기타 연주를 절제한 채 클래식 악기들을 중심으로 음악을 전개해 나간다.

조니 그린우드, 반젤리스, 일루비움 등의 인스트루먼탈리스트들의 작품들과 비슷한 구성을 취하며, 그들의 음악이 선사하는 느낌과 비슷한 감정을 환기시킨다. 소설을 읽지 않았기 때문에 이 앨범을 이해하는 데에는 확실히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 라이더-존스가 만든 음악 그 자체로만 감상해야 하는데, 이렇게 되면 음악 감상의 차원이 단편적이 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그렇다고 바쁜 시간 쪼개서 책을 읽기도 좀 그렇고..; 아무튼 음악은 좋다. 집중해서 들으면 더 좋고, 그냥 틀어 놓고 주변 공기를 쿨하게 바꾸고 싶을 때에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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