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향

취향은 발현되는 것이지, 그 자체가 목적이 되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취향을 통해 그 사람의 됨됨이나 철학 따위를 짐작해 보는 행위 자체가 옳지 않다고 이야기할 수는 없지만, 취향이 곧 그 사람을 설명해 주는 기초적인 단서가 된다는 생각은 주변적인 것들에 의해 중심이 함몰당할 수 있다는 점에서 약간의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 즉 이것은 관계의 문제가 아니라 방향성의 문제인 것이다. 꽃이 존재하기 때문에 뿌리가 생겨나는 것이 아니라, 씨앗과 뿌리에서부터 꽃과 향기라는 감각적인 결과물이 도출되는 것이다. 나는 취향과 본질, 이 두가지가 구분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둘 사이의 관계 자체를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취향 자체에 경도되어 한 사람을 취향에 맞게 해석한다면 그것은 본질을 놓치고 있는 것이다. 목적성이 상실된 삶을 살아갈 위험이 있다는 점에서 지양되어야 할 삶의 태도이기도 하다.

8 thoughts on “취향

    • 사라님 듀게 다니시나봐요? 재미있나요 거기? 소개해 주신 글은 지금 당장 읽어볼게요 ㅋ

    • 음 간단하게 말씀드리면 이기일원론보다는 이기이원론에 더 가까운 것 같아요. (이게 뭡니..) 사람을 안다는 문제라기 보다는 어떻게 바라보느냐의 문제인 것 같구요.

  1. 동감합니다. 취향과 본질은 엄연히 구별되어야 하지요.

    윗 분이 댓글로 언급하신 ‘교양 속물’ 때문에 연관지어 생각해보게 되는데요.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자연스럽게 드러나는 것이 아니라, 일부러 드러내는 행위, 읽고 들어 경험한 것들을 체화시키는 것보다 리스트를 만드는데 열중하는 행위는 사회에 만연하는 스펙만능주의와 무관하지 않은 것 같아요. 이력서에 적을 수 있는, 리스트를 만들 수 있는 것들이 자신이 누구인지 말해줄 수 있다는 생각.

    누군가 어떤 영화나 책을 감명깊게 봤다고 말하더라도, 그것이 자신의 인생에 어떤 영향을 주지 못했다면 과연 그 말은 진실성이 있다고 말할 수 있을까 의문입니다. 체화하지 못한 것은 본인의 것이 아니라 생각하거든요.

    • 스펙만능주의.. 동의해요. 그런 측면이 분명히 존재하겠네요. 체화하지 못한 것은 본인의 것이 아니라는 말씀, 와닿습니다.

  2. flou 라고 적어야 할지 vero 라고 적어야 할지 갑자기 혼동이;; -0-;;
    블로그를 오랫동안 떠나 있던게 맞나봐요. 다시 돌아오려 했지만, 영 쉽지 않네요ㅠ
    그래도 종혁님께는 종종 올게요! ㅎㅎ

    꽃과 씨앗, 뿌리의 비유가 확 와닿았어요!
    맞아요. 정말 맞는 말씀인 것 같아요.
    머리로는 알면서 실천을 못하는 잘못을 저지르고 있던 것에 대한 반성!

    역시 여긴 자주 와야 해. x^)

    • 칭호가 무슨 문제겠어요. 그냥 제가 알아볼 수 있게끔 써주시면 되지요. 요즘 다시 블로그에 글을 써 주셔서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자주 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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