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th Lagoon: The Year of Hibernation

올해 가장 인상깊은 데뷔 앨범을 딱 한장 꼽으라면 Youth Lagoon 의 이 앨범을 선택하겠다. 아이다호주 보이지 출신의 Trevor Powers 라는 보이지 스테잇 (풋볼로 유명한 학교!) 의 한 학생이 자신의 방, 부엌, 차고 등지에서 홈메이드 레코딩으로 완성시킨 이 앨범은 스무살 무렵의 젊은이가 겪는 감정의 혼란과 극복을 여덟 트랙의 짧은 시간안에 담아내고 있다. 즉각적으로 연상되는 뮤지션들이 몇 있다. 먼저 지난 한해를 뜨겁게 달궜던 Beach House, 전성기 시절의 Mercury Rev, 더 나아간다면 the Flaming Lips 와 the Wavves 같은 조금 더 강렬한 밴드들까지 떠올릴 수 있을 것 같다. 즉 변형화된 – 단순화 시킨 – 드림팝이라고 할 수도 있고 조금 더 개인적으로 침잠해 들어간 인디팝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중요한 건 이런 형식적인 측면이 아니라 비치 하우스나 머큐리 레브가 가지고 있던 숭고한 미덕을 고스란히 물려 받고 있다는 컨텐츠적인 면에서의 완성도일 것이다. 음악을 듣고 있다 보면 이 친구가 표현하고 있는 감정들이란 것이 결코 나의 삶과 무관하지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마음을 움직이는 무언가가 존재한다는 이야기다. 비치 하우스가 왜 그런 미니멀한 – 어찌 생각하면 약간은 심심한 – 음악으로 피치포크를 비롯한 각종 평단에서 선정한 올해의 앨범 리스트의 맨 꼭대기를 차지할 수 있었는지를 떠올려 본다면 대충 비교가 된다고 할 수 있을까. 가끔은 싸구려 악기를 쓴 티가 너무 나기도 하고 녹음 상태가 썩 훌륭하다고 할 수도 없어서 소위 말해 ‘튀는’ 부분도 헤드폰으로 듣다 보면 쉽게 알아 차리게 된다. 하지만 여전히 좋고 따뜻하다. 인간의 온도가 느껴지는 음반을 만드는 것은 생각보다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요즘 많이 느낀다. 아마도 Powers 는 The Year of Hibernation 과 같은 앨범을 다시는 만들지 못할 거라는 Absolute Punk 의 평가가 합당하게 느껴진다. 이건 악담이 아니다. 이처럼 개인적이고도 사색적인 앨범은 인위적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고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마치 영화 <Once> 처럼, 이음새와 만듦새는 투박하지만 그 안에 진심이 담겨져 있는 작품은 한 인간의 어떤 특정 시기에 ‘발현’ 된다고 할 수 있다. Powers 의 일생에서 최고의 작품은 이미 만들어져 있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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