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둘기 우유 (Vildulgi OoyoO) : Aero


한국에서 포스트락이나 슈게이징을 하는 뮤지션들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 새삼스러울 필요는 없다. 하지만 그 음악적 수준이 세계에서 내노라하는 뮤지션들의 그것과 거의 차이점을 구별할 수 없을 때에는 조금 더 진지한 표정을 지어도 좋을 것이다. 비둘기 우유는 바로 그런 팀들중 하나이다. <Aero> 는 한국의 서울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5인조 슈게이징 밴드가 2008년 발매한 유일한 정규 앨범이다. (그렇게 알고 있다) 첫곡 “Siren” 부터 시작되는 폭포수같은 기타 노이즈와 천상에서 내려온 듯한 여자 보컬의 목소리는 마이 블러디 발렌타인이나 콕토 트윈스를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하지만, 이들은 앨범의 처음부터 끝까지 그런 거장들의 음악을 베끼는 카피 밴드의 수준을 훌쩍 뛰어 넘는 음악적 완성도를 보여준다. 혹자는 슈게이징의 A to Z 에서 한발자국도 더 나아가지 않은, 지나치게 모범적인 앨범이라고 평가절하할 수도 있겠지만, 앨범의 맨 마지막곡인 “Elephant (Love Mix)” 를 들어 보면 이들이 단순히 아주 기본적인 수준의 슈게이징 음악에 안주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소위 말하는 슈게이징에서의 “훅” 을 어디서 찾아야 하는지 알고 있고, 그것을 능숙하게 다룰 수 있는 솜씨를 가지고 있다. 세계 시장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들었는데, 그만한 실력을 가지고 있다고 본다.

이들의 음악을 들으면서 가지게 된 한가지 아쉬움을 사족처럼 덧붙이자면, 이제 마이 블러디 발렌타인, 혹은 토터스류의 아름다운 슈게이징, 그리고 모과이나 익스플로전 인 더 스카이류의 폭발적인 포스트락을 하는 한국의 뮤지션들은 몇년전부터 차근차근 발견되기 시작했다. 그럼 지저스 앤 메리 체인은? 한국에서는 요원한 일인가. 비둘기우유를 보면 그런 팀도 나오지 말란 법은 없을 것 같다.

6 thoughts on “비둘기 우유 (Vildulgi OoyoO) : Aero

  1. JAMC같은 스타일은 정말 아직까진 못봤네요. 영미권에선 정말 아직도 많이들 나오고 있는데 말이죠. 하긴 이쪽 음악이 우리나라에선 너무나 마이너한 음악으로 인식되는 것 같아요;

    • 진짜 그렇죠? 은근히 잘 떠오르지 않아요. 되게 신나고 또 하기 어려운 음악이 아닌데도 말씀하신 것처럼 너무 마이너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이 약간 더 아쉬워 집니다.

    • 넵. 좋은 앨범이라고 생각합니다. 잘 빠졌다, 라고 말하면 어울릴까요.

  2. 이 음반 일단 흡수!!!
    우리나라 밴드들의 고질적인 문제..팀연주에 힘을 보태 줄 보컬의 부재!!!

    • 그쵸.. 보컬. 이건 연습으로 극복될 수 있는 부분같기도 한데.. 잘 모르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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