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날: 1

어떤날의 1집. 나는 향뮤직에서 CD 로 재발매된 버젼을 구입했다.  나는 7,80년대 한국 음악을 잘 모른다. 그냥 남들이 아는 정도다. 본격적으로 음악을 듣기 시작할 무렵부터 음악을 듣는 방향은 현재와 함께 과거로도 향하게 된다. 일종의 역사로서의 음악을 듣게 되는 것이다. 나는 약 94년 무렵부터 음악을 듣기 시작했고, 그 당시는 서태지가 나오고 커트 코베인이 자살하던 때였다. 나는 90년대에 머물러 있었고, 함께 음악을 듣던 친구는 80년대로 내려 갔다. 나는 얼터너티브와 일렉트로닉에 집중했지만, 그 친구는 80년대의 디스코와 뉴웨이브를 파기 시작했다. 그렇게 다른 음악적 뿌리가 형성됐다. 그는 이제 큐어와 조이 디비전을 가장 사랑하지만, 나는 여전히 너바나와 펄잼이 좋다. 음악을 듣는 것도 그렇게 방향이란 것이 있는 것 같다.

어떤날은 조동익과 이병우에 의해 결성된 2인조 그룹이고, 참 좋은 음악들을 만들었다. 나는 중학교 3학년 무렵 라디오를 통해 “하늘” 을 처음 들었고, 그때 받은 충격을 아직도 기억한다. 내 나이 또래의 많은 이들이 무한궤도의 “그대에게” 를 처음 들었을 때 느꼈던 충격에 대해 공유할 수 있을 것이다. “하늘” 은 그 이상이었다. 노래의 중간쯤부터 시작하는 찬란하고도 아름다운 연주는 결코 쉽게 잊을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었다. 앨범은 전체가 다 그런 식이다. 어쩌면 이미 모든 것을 다 이루었다고도 할 수 있을 정도로 그저 아름답다는 말밖에는 나오지 않는다. 음악을 듣는 것 자체로도 만들어준 사람에게 고마움을 느낀다면 그건 정말 좋다는 얘기다.

4 thoughts on “어떤날: 1

    • 제 개인적인 취향은 이병우보다는 조동익에 가깝지만.. 이병우의 음악도 정말 좋아해요.

  1. 얼마전에 ‘스케치북’에서 성시경씨의 노래로 이곡을 듣게 되었어요.
    그런 종류의 감동은 처음 받았기 때문에, 음악으로 그런 경험도 처음 해봤기 때문에,
    몇 주가 지난 지금도 잊혀지지가 않았고 여차저차 이곳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제게 어떤날이란 책에서만 잠시 접했던 미지의 그룹이었는데요, (88년생이라서요..)
    (책은 입니다)
    이렇게 불시에 방송에서 라이브를 접한 지금 이건 대체 뭔가 싶었습니다
    어디에 이런 노래가 있었나 싶은 거요. 좀 더 일찍 태어나서 이시대 감성을 공유했으면 어땠을까 싶은거요.
    한가지 다행인 건 이 앨범이 아직까지도 온라인 매장에 절판되지 않고 진열돼 있다는것
    덕분에 20여년이 지난 지금 저같은 어린애들도 들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좋은 것들을 한시대에 머무르지 않고 계속 전해받을 수 있어서 이시대 선배들에게 참 감사합니다

    • 그쵸. 저 역시 어떤날을 역사로 접했어요. 그리고 지금까지도 감사하고 있습니다. 늦게라도 그들을 알게 되었다는 사실에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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