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 끝.

짐도 다 쌌고,
이제 내일 한국에서 쓰던 휴대폰을 해지하고  보딩 도큐먼트를 프린트하면 정말 준비 끝이다.
새벽에 잡혀 있던 인터뷰는 다행히 내가 미국에 도착하는 다음날 얼굴 보고 하는 걸로 변경됐다. 착한 우리 파트리샤 아줌마! 보고 싶어요.
누나를 시집보낸 우리 세가족은 게를 삶아서 사이좋게 뜯어 먹었고,
아버지는 단 하나의 교만도 남아 있지 않기를 바라시면서 좋은 말씀을 해주셨다.
우리는 성 김과 김대중과의 관계에 대해 잠시 이야기하다가 각자의 방으로 들어갔다.
나는 미국에 있는 사람들과 이메일을 주고 받으며 비로소 그곳에서의 삶을 재개했고,
아마도 며칠의 휴식 뒤 논문을 쓰며 본격적인 여름 방학을 시작할 것이다.
내가 뭘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고
뭘 해야 하는지도 모르겠다.
떨리는 마음으로 며칠을 보냈고,
그 끝을 본 지금은 뛰는 심장을 차마 제어하지 못하고 그냥 덜컹거리고 있는 중이다.

이렇게라도 여기서 주절거리지 않으면 도저히 버티지 못할 것 같아서 그냥 생각없이 끄적거리는 중이다.

내 자신을 너무 믿었던 것 같다. 괜찮을 거라고, 난 이겨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예상했던 일이었기 때문에 각오가 충분히 되어 있을 거라고 스스로를 위로하며 견뎌 내고 있었다.
희망이 없다는 사실이 제일 슬프다.

젠장.
젠장.

4 thoughts on “준비 끝.

  1. 끝 (앞 포스팅)이라는 말보다는 ‘준비 끝” 이라는 말이 더 좋아요.
    시작을 함축하고 있으니깐!

    힘내십쇼!

    • 감사합니다 ^^
      사람의 몸이란 게 정말 놀라운 것이어서, 여기 돌아오니까 반자동적으로 또 적응하네요 ㅋ

  2. “내가 뭘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고
    뭘 해야 하는지도 모르겠다.”

    ..완전 공감. =__= 아..정말 사는게 왜이럴까요. ㅠㅠㅠㅠㅠㅠ
    우리 힘내자구요! 풀죽는다고 해서 환경이 견딜만하게 바뀌는건 아니니까 힘내서 상황을 바꾸는수 밖에요.

    • 늦었지만 졸업 진심으로 축하드려요. 좋은 학교에서 비싼 돈 투자하셨으니 분명히 인생에서 얻으시는 게 있겠죠. 부디 좋은 직장 잡으시길. 요즘 제가 가장 듣고 싶은 소식중 하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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