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J Harvey: Let England Shake

PJ Harvey 는 90년대 초, 중반 얼터너티브 붐이 확 일었을 때부터 활동했던 관록의 뮤지션이다. 92년에 발매한 데뷔 앨범 <Dry> 나 93년작 <Rid Of Me>, 95년에 발표한 <To Bring You My Love> 는 앨범 커버까지 또렷하게 각인이 될 정도로 당시 센세이셔널한 앨범이었다. “90년대 명반 50선” 이나 “이시대를 빛낸 100장의 앨범” 따위의 컬렉션에 항상 들어 갔던, 현대 음악사에 있어서 큰 의미를 갖는 앨범들이었다. 그 이후에도 그녀는 – 여러 평단들에 따르면 – 꾸준하게 양질의 앨범들을 발표해 왔는데, 부끄럽게도 그녀의 커리어를 제대로 따라 가지 못했고 한동안 기억의 저편으로 사라져 있었다. 그래서 이번 앨범 혹은 그녀의 음악에 대해 이러쿵 저러쿵 메모할 깜냥이 되지 않는다. 다만 여기 저기 기웃거리며 찾아본 바로는 2007년 앨범 <White Chalk> 의 사운드를 계승하는 한편 영국 포크쪽으로도 영향을 받았다고 한다. 중요한 건 이 앨범의 컨셉인데, 사운드에서 전작들과 도드라진 차이를 크게 보이지 않는 반면 Harvey 는 앨범 전체를 관통하는 하나의 테마, 즉 1차 세계 대전을 중심으로 한 전쟁과 이를 둘러싼 여러 문화적 컨텍스트들에 대한 재해석을 선보이고 있다. 전쟁의 폭력성과 그로 인한 트라우마, 그리고 전쟁 이후 그에 대한 반발로 생겨난 다다이즘, 초현실주의같은 문화적인 반동까지 아우르고 있다. 그녀의 목소리는 무척 불안한 듯 떨고 있고 사운드 역시 그러한 불안감을 조장하는 듯 한치의 여유로움도 허용하지 않으며 텐션을 강하게 유지하고 있는데, 이러한 사운드에서의 특징이 Harvey 가 이 앨범을 통해 드러내고 싶었던 주제 의식과 맞닿아 더 큰 울림을 자아낸다. 여러 매체들로부터 올해의 앨범이자 Harvey 의 지난 10년을 통털어 최고의 앨범이라는 찬사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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