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오후.

이번주 내내 손님을 치뤘다. 한국에서 온 귀한 손님이었는데 이런 식의 관계가 익숙치 않아서 그런지 지내는 내내 어색하고 힘들었다. 잘 해주지도 못한 것 같아서 많이 미안하기도 하고. 그래도 사람은 든자리보다 난자리가 더 표가 많이 나는 법이다. 동이 트기도전에 출발하는 비행기를 태워 보내고 해가 뜨는 지평선을 바라보며 버스를 타고 오는데 느낌이 참 쓸쓸했다. 밤을 꼴딱 지새워서 몸이 몹시 피곤했는데도 잠을 쉽게 잘 수가 없어서 몸을 뒤척였다. 이 곳에서 산지 벌써 2년, 주변에 흐르는 적막이 무섭도록 실감나게 다가왔다.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하면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체질이기에 한국말조차 귀에 잘 들어오지 않았지만 꾸역꾸역 무한도전을 다운받아 억지로 다 보고 침대에 누웠다. 선잠을 자고 난 후에도 착 가라앉은 마음은 쉽게 회복되지 않는다. 연락을 끊고 싶은 한국 사람들에게선 어제부터 계속 전화가 온다. 아마 어제 있었던 한국 유학생 모임에 참석하지 않은 것에 대해 물어보려는 것일 게다. 전화기를 멀리 두고 지내고 싶었으나 이내 미국인 친구들에게 술이나 한잔 하자는 문자가 온다. 쉽게 답장을 보내고 다시 컴퓨터를 열었다. 오늘은 블로그에 글이나 쓰며 오후 시간을 보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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